- [논평] 2027년도 교육부 예산안 발표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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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2027년도 교육부 예산안 발표 관련
교육재정 지켜야 할 교육부,
제 손으로 교육 곳간 줄이기에 나서
국회 심의도 전에 결론부터 내린 오만한 행정
▲ 법 개정 전부터 새 산식을 전제로 교부금 규모 산정… 국회 심의도 전에 정부안 기정사실화
▲ 교육재정 지켜야 할 교육부가 내국세 20.79% 자동연동 방식 폐지와 교부금 개편에 앞장서
▲ 학령인구 감소를 교부금 산정에 반영… 현행 제도와 비교한 중장기 재정 추계는 공개조차 없어
▲ 교부금으로 돌아갈 재원을 미래대응기금으로 전환… 유초중등교육 몫으로 보육, 고등교육 재정 돌려막기
○ 교육부가 2027년도 교육부 예산 편성안을 발표했다. 전년보다 10.6% 늘어난 117조 5,962억 원 규모다. 그러나 11조 원 증액 뒤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근간을 바꾸려는 개편안이 자리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는데 교육부는 새 산식을 전제로 내년도 교부금 규모부터 산정했다. 국회의 심의와 의결도 끝나지 않은 사안을 정부가 확정된 것처럼 예산에 반영한 것은 입법부의 권한을 가볍게 여긴 오만한 처사다.
○ 더 큰 문제는 교육재정을 지키고 공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해야 할 교육부가 오히려 교부금 개편에 앞장섰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현행 내국세 20.79% 자동연동 방식 대신 최근 3년간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는 새 산식을 제시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새로운 교육수요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교육재정을 지켜야 할 주무부처가 재정 축소의 길을 먼저 열어준 셈이다.
7조 원 증액을 앞세워 교부금 개편의 본질을 가리지 말라
○ 교육부는 ‘교육예산 10.6% 증가’와 ‘교부금 7조 원 이상 증액’을 강조한다. 그러나 올해보다 얼마가 늘었는지만 봐서는 제도 개편 이후 교육재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 수 없다. 정부는 새 산식을 적용하면 교부금이 2027년 78.9조 원에서 2030년 92.7조 원까지 증가한다고 홍보하면서도, 현행 20.79% 자동연동 방식을 유지했을 경우와 비교한 중장기 추계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가 교육재정이 줄지 않는다고 주장하려면 현행 제도와 새 산식을 적용했을 때의 차이부터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 교육부는 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감소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러나 ‘작년보다 줄지만 않으면 된다’는 것이 교육재정 보장은 아니다. 물가와 인건비, 시설 유지비는 오르고 특수교육과 기초학력, 상담·복지 등 국가가 책임져야 할 영역도 커지고 있다. 명목상 교부금이 전년도 수준을 유지해도 학교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재정은 줄어들 수 있다.
○ 더욱 심각한 것은 학령인구 감소를 교부금 산정에 직접 반영한다는 점이다. 새 산식에는 최근 3년간 학령인구 변화율의 35%가 들어간다. 학생이 줄었으니 교육재정도 줄여야 한다’는 논리를 실제 교부금 계산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와 학급, 교원과 시설에 필요한 비용이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와 신도시 과밀학급이 함께 존재하는 현실도 학생 수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
○ 학생 수 감소는 교육재정을 줄일 명분이 아니다. 오히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필요한 교원을 확보하며 특수교육과 상담·학생지원를 확대할 기회다. 학생이 줄었다는 이유로 교육에 쓸 돈부터 줄일 것이 아니라 그동안 미뤄 온 교육여건 개선에 투자해야 한다.
교부금으로 돌아갈 재원을 정부가 관리하는 기금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 정부는 2027년 신설하는 미래대응기금 교육·인재계정에 4조 9,316억 원을 편성했다. 영유아 지원뿐 아니라 지방국립대와 대학생 지원, 사립대 이공계 인프라, AI 인재양성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대학과 지역인재, AI에 대한 투자는 필요하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확보되던 재원의 일부를 정부가 관리하는 기금으로 돌려 이들 사업의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문제다.
○ 교육부는 미래대응기금 전출액을 제외한 내국세의 20.79%를 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해 기존 연동제의 취지를 계승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에 법률에 따라 배분되는 교부금과 정부가 정책 목적에 따라 운용하는 기금은 성격이 다르다. 교부금으로 확보되던 재원의 일부를 기금으로 전환하면서 20.79% 연동제의 취지를 지켰다고 할 수는 없다. 고등교육과 AI·지역인재 정책에 필요한 재원은 별도의 국가재정으로 마련해야 한다.
유치원은 원래부터 학교다
○ 영유아 지원 확대가 교부금 개편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 무상교육·보육,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은 필요하다. 그러나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따른 학교이고 이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지원을 받아왔다. 그동안 초·중·고에만 쓰던 교육재정을 이제 영유아에게 새롭게 배분하는 것처럼 설명하는 것은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유아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공립유치원의 교육환경과 돌봄·통학 인프라를 확충하고 어린이집 보육에 대한 국가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어린이집 보육에 필요한 재원은 기존 유·초·중·고 교육재정에 기대기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별도의 재정을 마련해 책임져야 한다. 사립유치원과 민간 어린이집에 공공재정을 확대한다면 회계 투명성과 운영의 공공성, 교직원 처우 등 공적 책임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
117조 원 교육예산에서 학교의 현재를 바꿀 투자는 어디에 있는가
○ 교육부의 주요 증액사업에는 지역·청년 지원과 첨단산업, AI 분야의 대규모 신규사업이 눈에 띈다. 반면 초·중등교육에서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 필요한 교원 확보, 특수교육·상담·학생지원 확충 등 학교의 기본적인 교육여건 개선이 핵심 투자과제로 제시되지 않았다. 미래교육과 AI 인재를 이야기하기 전에 학생들이 지금 생활하는 학교의 교육여건부터 살펴야 한다.
교육부는 교육재정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라
○ 교육재정을 지켜야 할 교육부가 오히려 재정 축소를 위한 제도 개편에 앞장서고 있다. 학교에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고 학생의 교육권을 지키는 것이 교육부의 책무다. 그런데 교육부는 20.79% 자동연동 방식 폐지를 추진하고 학령인구 감소를 교부금 산식에 넣은 데 이어, 법 개정도 끝나기 전에 새 산식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했다. 7조 원 증액을 내세워 이 같은 사실을 가릴 수는 없다. 교육부는 교육재정을 줄일 궁리를 할 것이 아니라 공교육에 필요한 재정을 지키고 확대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 전교조는 교육부에 촉구한다. 교육부는 내국세 20.79% 자동연동 방식을 유지하고,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재정 감축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고등교육과 AI·지역인재, 영유아 지원에 필요한 재정은 별도의 국가재정으로 확보하는 데 앞장서라. 무엇보다 국회의 결정도 나지 않은 교부금 개편안을 확정된 것처럼 예산에 반영한 것부터 바로잡아라. 교육재정의 근간을 바꾸는 일을 국회 결정도 전에 기정사실화하고 밀어붙이는 교육부의 오만한 행정을 멈춰라.
2026년 9월 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