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부 군위지회

[성명서]초등 저학년 수업시수 확대, 해법이 아니다.
 [성명서]

초등 저학년 수업시수 확대, 해법이 아니다.

-돌봄 공백은 수업시간 연장이 아니라 공적 돌봄 강화로 해결하라-

 

○ 국가교육위원회와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9월 3일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열고 초등 저학년의 수업시수와 교육시간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발생하는 돌봄 공백, 맞벌이 가정의 어려움, 사교육 의존과 교육격차 문제를 국가와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데 전교조 경북지부도 동의한다. 그러나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것과 모든 초등 1·2학년 학생의 정규수업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돌봄 문제를 정규수업 확대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

○ 정규수업, 방과후교육, 늘봄과 돌봄은 목적과 운영주체, 책임이 서로 다르다.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게 충분하고 질 높은 공적 돌봄을 제공하는 것과 모든 학생의 의무수업시간을 늘리는 것을 동일하게 다뤄서는 안 된다.

○ 이번 포럼에서도 초등 입학기의 돌봄 공백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그것이 곧 모든 학생의 정규수업시간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OECD 평균이 수업시수 확대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 수업시수 확대의 주요 근거로 우리나라 초등 1·2학년의 연간 정규수업시간이 OECD 비교 평균보다 짧다는 점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마다 학제와 취학연령, 수업시간 산정방식, 쉬는 시간과 방과후 활동 등이 다르다. OECD 평균은 비교자료일 뿐 우리 아이들에게 적절한 교육시간을 정하는 기준은 아니다.

○ 더욱이 2022 개정 교육과정으로 초등 1·2학년 국어 수업시수는 이미 34시간 늘어났다. 그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도 없이 추가 확대부터 추진하는 것은 성급하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긴 학교’가 아니라 ‘더 나은 하루’다

○ 초등 1·2학년은 유아교육에서 학교교육으로 넘어오는 발달적 전환기다.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친구와 관계를 맺으며, 충분히 뛰어놀고 쉬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다.

○ 늘어난 시간을 놀이·예술·체육·체험으로 채운다고 해도 모든 학생에게 의무적인 정규교육시간으로 부과하는 것이 최선인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정책의 출발점은 “아이를 몇 시까지 학교에 있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어떤 하루를 보장할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시간 확대보다 교육여건 개선이 먼저다

○ 교육시간 확대는 시간표 한두 칸을 늘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업 준비와 생활지도, 상담, 학생 갈등과 안전사고 대응도 함께 늘어난다. 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행정업무와 민원 역시 학교와 교사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 따라서 교원정원 확대,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교사의 적정 수업시수 보장, 행정업무 분리, 놀이와 휴식 공간 확보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정규교육 이후 방과후·돌봄의 행정과 안전 책임도 학교와 담임교사에게 떠넘기지 않도록 공적 책임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 특히 경북의 농산어촌 소규모학교에서는 학생 수 감소가 곧 교원의 여유를 뜻하지 않는다. 교원 여력이 있다면 수업시간 증가보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협력교사 배치, 기초학력·특수교육·상담 등 학생 개별지원 강화에 우선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 시간을 먼저 늘리고 조건을 나중에 갖추어서는 안 된다. 좋은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먼저 만들고, 그 위에서 추가적인 교육시간이 정말 필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전교조 경북지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초등 저학년 정규수업시수 확대를 전제로 한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학생·교사·학부모가 참여하는 충분한 검증과 사회적 논의를 실시하라.

하나. 교원정원 확대,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적정 수업시수 보장, 행정업무 분리와 놀이·휴식 공간 확보 등 초등교육 여건 개선을 우선 추진하라.

하나. 정규교육과 방과후·돌봄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필요한 모든 학생에게 질 높은 공적 방과후교육과 돌봄을 보장하라.

하나. 방과후·돌봄의 행정·안전·민원 책임을 학교와 담임교사에게 전가하지 말고, 국가·지자체·교육청이 책임지는 공적 운영체계를 구축하라.

 

○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긴 학교가 아니다. 충분히 배우고, 마음껏 놀고, 쉬며, 필요하면 안전한 돌봄을 받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더 나은 하루다.

○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는 초등 저학년 교육정책의 기준을 ‘몇 시간을 더 가르칠 것인가’가 아니라 ‘아이들이 어떻게 더 잘 배우고 행복하게 성장할 것인가’에 두어야 한다.

2026년 9 월 1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

[성명서] ‘콩주머니 사건’으로 드러난 학교안전사고 교사 형사고..

 

전교조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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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26.9.23.(수) / 발신 : 대변인 / 수신 : 교육담당기자 / 담당 : 

 

 

[성명서] ‘콩주머니 사건’으로 드러난 학교안전사고 교사 형사고소 문제 관련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로

교사가 형사사건의 피의자가 되는 현실,

더는 방치할 수 없다!

 

▲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까지 교사 개인에게 형사책임...교육활동 위축 불가피

▲ 속초·목포 사건에 이어 교실 속 일상적 교육활동마저 수사 대상으로

▲ 학교안전사고에 형법 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적용 완전배제해야

▲ 시간강사 교권 보호와 법률 지원의 사각지대 해소도 더는 미룰 수 없어

 

○ 지난 22일 언론에 알려진 일명 ‘콩주머니 사건’은 전국의 교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교사가 학생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주의를 다했더라도, 교육활동 중 발생한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로 형사고소를 당할 수 있다는 현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박영환, 전교조)은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학교안전사고의 형사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지우는 현실을 조속히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

 

○ 2024년 6월 서울 금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4학년 임시 담임을 맡은 시간강사는 학생들과 약 7∼8분 동안 ‘아침열기’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콩주머니를 머리 위로 가볍게 던졌다가 받는 활동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 학생이 미끄러져 넘어지며 무릎을 다쳤고, 학교안전공제회를 통해 치료비 등을 보상받았다. 당시 교실에서 양말을 신고 생활한 것은 학교의 방침이었으며, 해당 활동은 여러 학년에서 진행해 온 일상적인 신체활동이었다.

 

○ 그러나 사고 발생 약 2년 뒤 학부모는 당시 담당 교사를 업무상과실치상과 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해당 교사는 최근 경찰에 출석해 5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았고, 조사를 받기까지 심각한 심적 압박에도 시달렸다. 학생의 안전을 고려해 정상적으로 진행한 일상적인 교육활동조차 형사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교사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 학교안전사고로 교사가 형사재판을 받는 현실은 이미 속초와 목포 현장체험학습 사건에서 심각하게 드러났다. 2022년 강원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학생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2심에서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전남 목포 유치원 현장체험학습 사고에서도 교사가 기소돼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두 사건은 현장체험학습을 기피하거나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확산시켰고, 이번 ‘콩주머니 사건’은 일상적인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로도 교사가 형사사건의 피의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현장에 안겨 주었다.

 

○ 현재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의 민사적 배상은 학교안전법에 따라 학교안전공제회가 담당하고 있다. 교육활동은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 업무인 만큼 사고에 대한 책임 역시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고의나 중과실이 없더라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판단만으로 적용될 수 있다. 수사기관과 법원이 사고 이후의 관점에서 교사의 행동을 세세하게 판단한다면,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에 대한 책임까지 교사에게 떠넘길 수 있다.

 

○ 주의의무 소홀이라는 작은 과실까지 형사처벌의 사유로 삼는다면 신체활동, 체험학습, 실험·실습 등 학생의 성장에 필요한 교육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교육활동의 위축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잃게 되고, 교육받을 권리마저 침해받게 된다.

 

○ 국회와 정부는 학교안전법을 조속히 개정해 교사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에는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사고 발생 초기부터 재판이 끝날 때까지 교육청이 변호인 선임과 소송 업무를 전담하고,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국가가 책임지는 ‘국가소송책임제’도 마련해야 한다.

 

○ 전교조는 현재 진행 중인 전남 목포 유치원 현장체험학습 사고 2심 재판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재판에서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학교안전사고에 형법 제268조를 적용하는 부당한 관행이 바로잡혀야 한다. 국회 또한 제2, 제3의 속초·목포 사건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

 

○ 이번 ‘콩주머니 사건’의 교사는 40여 년간 교단을 지킨 퇴직 교사로, 사고 당시 시간강사 신분이었다. 이 때문에 교육청의 법률 지원조차 받지 못한 채 홀로 경찰 조사와 형사 절차를 감당하고 있다. 시간강사 역시 학교의 교육과 학생의 안전을 책임지는 교원이다. 고용 형태를 이유로 교권 보호와 법률 지원에서 배제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정부와 교육청은 시간강사를 포함한 모든 교원이 교권침해와 악성 민원, 형사 고소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동일한 보호·지원 체계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

 

○ 교육활동 중 발생한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의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전가하는 한 정상적인 교육은 불가능하다. 국회와 정부는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적용 완전 배제, 국가소송책임제 도입, 시간강사 법률 지원을 위한 법·제도 개선에 즉각 나서라.

 

 


 

2026년 9월 2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